[창작3집 [바쳐야한다]]

한별을 우러러보네

by 2019-11-02
가수박종화 앨범창작3집 [바쳐야한다]
작곡가박종화 작사가박종화
편곡가 재생시간07:12
태그

1.망망한 긴긴 그날 밤 
은하수가 드려지는 밤 
그날은 해방전선에 뛰어든 날 
나는 다짐했다 그날 밤  한별을 우러러보며 
천구비 넘어야할 시련에 구비속에 
너와나 우리 굴함 없자고 

2. 눈오는 차가운 겨울밤 
온세상이 환해지던 밤 
그날은 해방전선에 뛰어든 날 
나는 우뚝섰다 그날밤 한별을 우러러보며 
백만설 맞아야할 영광의 시련속에 
너와나 우리 의연하자고


한별을 우러러보네 한별을 우러러보네 
한별을 우러러보네 한별을 우러러보네 

 

* * * *


내가 별을 좋아 하는 것은,
별애 대해 잘 알아서가 아니다.
내가 별을 사랑하는 것은,
글이나 편지를 쓸 때 자주 인용하는 도구로써 선택해서가 아니다.
별이 어떻게 뜨고 지는 것 조차,북두칠성 하나 찾는 것조차 궁색하기 그지없는 단순함으로 별을 그리는 것은 작은 몸뚱이들이 두리를 지어 온 세상을 밝히는 함께하는 위대함과 작지만 소중한 불빛들을 사랑하는 연유이다. 달이나 해처럼 저 혼자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것보다는 하나씩 모여 하늘을 수놓고 세상을 비추는 별이 좋다.
그만큼 더불어 사는 세상이 좋다.

별은 문예에 친근하게 등장하는 소재거리다 표현하는 내용이 천차만별로 나타나지만 친근하긴 마찬가지다. 이 노래가 움을 튼 무렵에는 뭇 청년들의 가슴을 온통 사로잡았던 김남주님의 '조국은 하나다'라는 시집이 정신없이 대중을 파고들 때다. 일반적으로 시집에는 별을 노래하는 시편이 약방의 감초처럼 끼게 마련이다. 김남주님의 시집에도 별은 여러가지 소재거리로 얹혀져 있었다. 언젠가는 나도 조국의 자연을 깔끔하게 노래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탓에 특히 별의 형상이 있는 곳이면 눈이든,귀든,크게 뜨고 쫑긋 세우고 집중하곤 했다.
별을 소재로 무엇을 노래 할 것인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다. 워낙 많이 등장하는 소재여서도 그러려니와 자연을 구체화하여 자신의 정치사상의 뿌리를 올바르게 구현 한다는 것이 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별과 노래의 적절한 결합점을 찾지 못하고 있던중에 한 권의 시집은 넌지시 문제의 해결점을 제시해 주었다.
전투적 사랑과 승리를 위한 몸부림에 허덕였던 내게 다가 온 그 시집은 자연스럽고 깊게 나를 끌여 들였다. 시집을 무슨 보물단지 여기듯 품고 다니면서,힘들 때도 기쁠때도 꼬박꼬박 읽고 다짐하고 후련해 했다.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 하듯 꼬박꼬박 씹어댔다. 일반적인 시적 감흥은 물론이려니와 시 한줄 한마디 한글자에서 느끼는 절묘하고도 깊은 뜻을 놓지지 않았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내 생활의 중심영역에서는 그랬다.
별과 사상과 노래의 결합점은 이런 편애적인 시 탐독에서 비롯되었다. 지금 그 시 내용이 온전하게 생각나는 것은 아니다. 어쨓든 시의 강열함이 노래화로 열정을 불어 넣은 것이다.
그저 시가 좋아서 아니면 시인이 좋아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별에 대한 사고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온전하게 일치되었던 싯점에서 노래는 본격화 된 것이다. 별을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긴 준비운동은 한 시집의 감동으로 추동화 되었던 것이다.

이 노래는 사람들이 자주 불러주는 곡은 아니지만 애착이 가는 노래로 가슴에 남아 있다. 특별한 사연이 구구절절하게 박혀 있지도 않으면서 나를 사로잡고 있다.표현형상도 변화를 주어서 인지 비장감마저 감도는 느낌도 내겐 남다르다. 힘들거나 혼자 있는 날이 많아질 때 자꾸 입에 오르는 유일한 노래이다. 대중들 앞에서 부르는 노래는 이게 아닌데도 중얼거리듯 혼자 부르는 시간은 많다. 시련을 함께 헤쳐 갔던 동지들 생각도 많이 난다. 지금은 서로 다른 위치와 조건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가장 많이 생각나게 하는 노래가 되었다. 사뭇 어려우면 옆사람 돌볼 겨를도 없을텐데도 잊지 않고 서로를 일으켜 주던 천금 주고도 살 수 없는 동지들을 생각하며 흥얼거려 보는 노래 속에서 전사된 자의 의리를 찾는다. 조국의 아들 된 자의 순결을 찾는다. 결코 변할 수 없는 우리들의 뜨거운 사랑을 더듬는다.
그래 동지는 역시 좋다.

새삼스레 밝혀두고 싶은 말이 있다 지난 노래가 되었고 옛말이 되겠지만 그래도 밝혀두고 싶다.
시나 노래에서 자연은 은유나 비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암울한 시대에서 문예는 은유적으로 형상화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작자가 의도 했건간에 독자의 해석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렇다한들 한 시대가 주는 현실은 다를 수 없기에 여간해서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은유나 비유가 탄압의 대상이 되었던 시대도 알다시피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도 그런 사실은 있었다. 미개한 나라의 척도를 예술탄압의 수준을 보고 잰다는 말이 있듯이 그것은 한 나라의 민주화의 척도이기도 하다. 어떤 비유거든 창작자의 창작의 자유쯤으로 여겨져야 할 비유는 더이상 탄압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일제 시대 때나 들어봄직한 탄압의 이유가 이 노래에 있다고들 말하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예술의 비유를 탄압해야 한다는 정권 안보구조의 노예들일 것이다.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이 노래를 대하려 할 때 노래는 가야 할 제길을 찾지 못하고 헤맨다.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조차 깊은 이데올로기적 골을 만들게 하기도 한다.
별은 별이다.
한별은 한별이다.
누가 별을 어떻게 생각하든 왈가왈부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느끼는 사람들의 고유영역이다 자신의 사상감정에 맞게 노래를 수용하고 재해석 하는 것은 자기 노래를 만들어 가는 자연스런 과정이다.
별은 별이다.
한별은 한별이다.
내가 별을 어떻게 생각하든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창작인의 내면의 사상감정쯤으로 여기면 된다. 한별을 보고 특정한 사람을 지칭했다고 말하거나, 묻고 구속하는 국가보안법의 노예들도 그렇게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리산이나,설악산이나 똑같은 자연이란 생각을 하면 아무 차이가 없듯이 작은 별이나,한별이나,큰별이나 그저 별은 별일 뿐이다. 지리산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과 사상감정의 차이에 의해 산을 노래하는 내용과 형식이 달라지듯 별도 마찬가지다 별을 바라보는 주체의 신념과 사상의지적 발현의 차이에 따라 별은 냉혹하기도 하고 따습기도 하다.
별무리 중에서도 크고 밝은 별과 같이 살고자 하는 사람이나, 향도성짙은 기러기때의 맨 선두와 같은 별로 살고자 하는 사람이나 부르는 노래는 뜨겁기만 하다. 희미한 빛으로써 밝은 빛의 한별을 따르는 작은 별로 살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열려져 있는 조국의 자연들,
모든 대중이 안아줄 수 있는 조국의 한별,
피어린 조국의 역사를 굽어보는 산맥의 의연함,
이 모두가 소중하기만 한 사랑이다. 쓸데없는 관념의 증폭으로 인해 노래가 있는 것이 없는 것만 못하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조그만 바램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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