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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을 일으키는 돌이 되어




갓 스무살을 넘길 즈음에 연못가에 앉아 여러모양의 잔돌들을 던지며, 한가한 시간을 보낼 적에, 오지에서 피워내는 연꽃의 아름다움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몇 번이고 되새김질 하곤 했었다.
파란을 만들어 모든 연꽃을 흔들리게 하는 돌을 던지고 싶다고.
던져대는 자그마한 돌이 크고 넓직한 연의 잎사귀에 얹혀지게 되면, 주위 소수의 연꽃만이 가벼운 미동을 보이지만, 잎사귀 없는 빈 물속에 빠드리면, 수많은 파란을 일으켜 연못안에 있는 모든 연꽃을 흔들리게 한다.
보잘것 없는 작은 돌이지만 나름대로 역할이 있고, 똑같은 일을 수행하는 돌이라지만 쓰여지는 곳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드러나는, 연못가 작은 돌의 교훈은 나의 앞길을 개척하는 지침돌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후 줄곧 나침반처럼 작용력을 가졌으며 틈만나면 술 한잔 걸친 채로 연못에 돌을 던져 넣기도 했다.
뭔가 삶에 막힘이 있을 때나, 넘기 힘든 피눈물이 있을 때면 찾아와 용기를 주는 야릇한 힘을 가지고 친숙하게 찾아들곤 했다. 이 글귀가 새삼스레 굵은 선으로 다시 한번 그려지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것은 문예의 강위력한 힘을 확인하게 된 날의 벅찬 감동과 환희와 함께 가슴깊이 파고 들었다.
어느날 부턴가 내가 만든 노래가 불리워 지면서, 느끼는 전혀 새로운 감동의 세계는 객관적 주체와 주관적 주체의 차이를 명쾌하게 해주고 말았다. 어머니 조국을 사랑하는 청년들의 함성에 묻혀 노래가 더욱 단단해져 갈 때, 고열에 파묻혀 가는 강철의 강고함을 느끼는 감정은 한 마디로 벅찬 감동 그 자체였다.전문적인 예술축적 과정이나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나로서는 주체하기 힘든 감동이었으리라. 백만장이 넘게 노래판을 팔아 치운다는 일반 가수들의 감동은 감히 비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어머니 조국을 상대로 한 값진 감동은 돈과 명예 그 어떤 무작위적인 대체물로도 비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벅찬 감동앞에 우두커니 서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훔쳐 보았던 기쁨의 눈물이라니.
나도 모르게 솟그쳐 오르는 내일에 대한 낙관적 지표의 무한함이라니.
이제부터 뭔가 시작이라는 모르면서도 알 것같은 인생의 역정이라니.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던 한 복판을 딛고 서서 소박한 염원으로 한 점의 불꽃을 사루었다.
파란을 일으키는 돌을 던지고싶다.
파란을 일으키는 돌이 되고싶다. -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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