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6 02:00

노랫말과 시의 차이

조회 수 24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노랫말과 시




시를 쓰다 보니 노랫말을 쓰기가 어려워 졌다.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의아해 할지 모르나 사실이 그렇다.실재 노랫말을 쓰면서 시를 함께 쓰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쉽게 알게 된다.
긴 호흡으로 내 뱉는 시를 쓸 일이라도 있어 며칠씩 쓰다보면 가사쓰기가 왜 이리 어려운가를 통감한다.시와 노랫말은 분명 다른 형식을 요구한다.노래구절이나 운율만을 맞추면 가사가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물론 문예의 본질은 통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불가능은 없다.오히려 쉽게 할 수 있겠지만 많은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게 된다.정해진 시간과 형식속에 가장 직접적인 말들로 파고드는 노랫말일 때 노래는 그나마 호소력을 갖는다.시에서처럼 어려운 은유나 하고 철학적 사고를 함축이나 해대면 노래로써의 의미를 찾을 길이 없다.
시를 쓰는 사람은 노랫말 쓰기가 어렵고,노랫말 쓰는 사람은 시 쓰기가 무척이나 어렵다.이 두가지가 통하고 서로 능력있는 솜씨를 발휘하려면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해 나가는 실천하는 검증을 필요로 한다.오히려 하나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 인내가 필요하다.그런 까닭에 나는 시를 쓸 때와 가사를 쓸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붓을 잡는 구도도 달라지고 사고도 달라진다.노랫말을 쓸 땐 노랫말만을 생각하고,시를 쓸 땐 시만을 생각하고 글을 쓴다.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시인듯 가사인듯 춤을 추면 시는 가벼워 지고 관념성이 짙어진다.노래는 산만해 지고 어려운 말귀로 채워진다.물론 뛰어난 시와 노래라면 두 가지에 모두 훌륭하게 적용이 되기도 한다.

시를 많이 쓰면 노래 만들기가 편하겠다고,
써놓은 시를 통해서 곡을 붙이면 일석이조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그렇다면 왜 시인들이 써놓은 시들이 부지기수인데 노래화 된 것은 극히 적을까!'를 생각하면 알 수 있으리라.
내가 원래 시 쓰기를 결심했던 이유는 노래를 통해 채 표현 못하는 생활의 감동들을 그냥 흘려버릴 수 없어서이다.부지기수로 많은 생활의 편린들을 흘려 버린 채로 살아가는 것이 못견디게 나를 괴롭게 했기 때문이다.그런 이유로 시는 시 나름대로 자체 무기로써의 무장력을 갖추게 되고 노래는 노래대로 자기특성을 갖고 운동에 복무한다.시를 노래화 할 생각으로 쓰면 내 생각엔 실패의 확률이 높다.때문에 시는 시만을 생각하며 쓴다.노래화 할 수있는 형상이라면 시작업을 굳이 거치지 않는다.시가 요구하는 것이 있고 노래가 요구하는 것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노래를 만들고 픈 감동은 그 감동대로 찾아들기 때문에 굳이 시로 표현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노래로 만들었으면 하는 느낌으로 온 예술의 그림자를 굳이 시로 표현하려다가 느낌마저 놓쳐 버리기 쉽상이다.

노랫말을 쓰는사람들은 시인이 되기 쉽겠다고 말하는 것도 별로 신통치가 않다.
노랫말을 쓸 땐 시를 생각해 보지 못했고,시를 쓸 땐 단 한 곡도 노래를 만들지 못했다.뭔가 한가지를 붙잡았으면 하나를 위해 집중해야지 무슨 천재라고 둘 다 잡으려하는 것은 무리이다.능력탓도 있겠지만 경험으로 그렇게 생각한다.솜씨있는 노래 한 곡 제대로 끝내 놓지 못하고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 이유도 시 쓰기 투쟁에 매달려 있던 시간 만큼 노래에 대한 정체화가 현저했기 때문이다.

시와 노래!
서로가 쉽게 접근할 것 같으면서도 여간해서 어울어 지기를 싫어하는 한 편이 있다.노래를 위한 시를 쓰면 힘들어 진다.시를 위한 노래를 만들면 더욱 어려워진다.시와 노래를 정복해 가는 과정에서 조그만 것이라도 느꼈다면 그것은 둘 중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것이다.시는 시로,노래는 노랫말로,쓰는 것을 지속하다 보면 시가 노래화 될 수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다가 온다는 것이다.
시 쓰는 사람이 노랫말을 쓰고 싶다면 잠시동안 시 작업과는 무관하게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노랫말 쓰는 사람이 시를 쓰고 싶다면 노랫말과 선율을 손에서 놔 버리라는 것이다.시를 쓰다가,여유로 노랫말을 만나려 할 때 힘만 든다.노랫말을 쓰다가 단순함으로 시를 대하려 할 때 자기 무기가 대중의 무기로써의 제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전문적인 능력을 겸비했다면 그런 걱정도 기우에 불과하고 말테지만) 작곡가들이 한 시인의 시를 노래화 할 때 여러 각도에서 바꾸고 재창조 하는 것도 다 그런 시와 노랫말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덧붙이면 타인의 시를 노래하는 것보다 자신의 시를 노래화 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말을 하고싶다.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핵심을 너무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노래로서도 시의 주제를 명확히 살려 내는데 얽매이기 때문이다.이런 조심거리들을 잘 피해 간다면 시와 노랫말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은 적어질 것이다.
연극에서 탈춤,마당극,서예,노래,시등의 다양한 문예작업을 거쳐오는 동안 결국 예술은 하나로 통하고 있음을 발견한다.산 인간을 그려내는 창작인의 생활력과 열정 그것은 하나를 알면 열을 알게 하는 예술실천의 근본 열쇠이다. - 93년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 면사포 쓴 동지에게 종화 2002.09.08 393
24 갈길은 간다 종화 2002.09.08 555
23 고난의 행군 종화 2002.09.08 481
22 꽃잎하나 받쳐 든 접견장 사랑이여 종화 2002.09.08 396
21 투쟁의 한길로 1 종화 2002.09.08 517
20 바쳐야한다 1 종화 2002.09.08 775
19 여성전사 종화 2002.09.08 316
18 한별을 우러러보며 종화 2002.09.08 635
17 지리산 종화 2002.09.08 525
16 파랑새 4 종화 2002.09.08 495
15 노랫말과 시 종화 2002.09.08 388
14 치열 종화 2002.09.08 242
13 둘째아들의 선물 종화 2002.09.08 214
12 새로운 만남 종화 2002.09.08 247
11 반편이 종화 2002.09.08 172
10 파란을 일으키는 돌이 되어 박종화 2002.09.02 178
9 실패보다 무서운 것은 중단이다 박종화 2002.09.02 220
8 최선은 아름답다 박종화 2002.09.02 192
7 목숨 박종화 2002.09.02 184
6 노래가 전하는 말 박종화 2002.07.25 20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Next
/ 4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