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03 16:08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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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드폰

오늘도 아침 9시쯤에 자리에 누웠다
나도 모르게 빠져든 잠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심장을 도려내는듯한 핸드폰 울림소리가 나를 깨운다

-여보세요
-고객님 안녕하세요
  여기는 현대@@인데요 몇가지 물어볼게 있어 전화드렸어요 고객님

약이 오를대로 오른 채로 되묻는다

-아! 마침 잘되었네요 나도 전화 여론조사에 알바하는 사람인데
  내가  먼저 물어 봅시다
  이름이 뭐죠
-권현정이요
-뭐하시는 분이세요
-이 회사 근무자입니다
-아!그래요 나이는요
-25살 인데요
-키는요
-근데요 고객님 ...
-아니 저희가 젊은이들의 패션취향을 알아보기위한 설문이니
  죄송하지만 답변좀 잘해주세요
-162센티인데요
-몸무게는요
- .....
-얼굴은 잘생겼다고 생각하나요
  집에 돈이 많나요
  당신의 이상형은 어떤사람이세요 탤런트를 예로 들어보세요
- .... 저.. 고객님
-고객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면허증도 없는 사람이
  현대 차를 갖고 있기도 만무할 뿐더러
  난 당신의 고객이 아니예요
앞으로 아저씨라고 불러주세요 아니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아니 대왕님이 더 좋을 것 같네요
-저! 선생님 화나셨나요?
-아니요! 말씀하세요
-아니요 그냥 끊고 싶어서요
-그러세요 그럼

전화통화는 끝났다
ㅋㅋㅋㅋ...푸 ㅎㅎㅎㅎ

전화폼새를 보니 너무 짠하고 마음이 이쁜 것 같아 그냥 끊어주었다
나같이 밤일하고 아침에 자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시냐고
당신도 야근해보지 않으셨냐고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주야간을 반복하며 살아간다고
꼭 전화 하시려거든 점심시간을 넘기고 하시는것은 어떠냐고
꼭 이말은 하고 싶었는데

에이 그냥 받아줄걸 너무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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