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3 17:58

10년이라는 세월

조회 수 320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내년이면 청보리사랑(전북여성농민노래단)이 창단 10주년이 된다고 한다
엊그제 만나서 1집을 만든다고 앨범작업을 한 것 같은데
세월은 무심하게 10년이라는 장고를 두었다
10주년을 알차게 맞이하기 위하여
3집앨법을 준비하고 있고 10주년 맞이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나는 여전히 농민들 스스로가 써 낸 가사를 일일히 점검하고
곡을 붙이는 일을 거들어야 한다
좀 좋은 말로 표현하면 총감독의 역할이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서로가 자랑스러워야 할 이야기로 꽃을 피워야 하건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무엇하나 바뀐게 없다
세상이 이럴수가 있을까 싶을정도로 변한게 없다
농민은 여전히 부채에 시달려야 하고
정부의 실농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농민의 신음소리는 지금도 여전하고
수입개방의 물살은 갈수록 거세어만 가고
분신하는 농민이 생겨나고
농민의 분노는 칼을 갈듯이 날이서고 등등
우리조국의 미래를 밝게하는 돌파구가
이렇게도 없나 싶을정도이지만
오늘 나는 사람사랑을 말하고 싶다

10년전 청보리 사랑을 만났을때
아줌마들은 너무나 발랄했고 문예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지금은 10년의 세월만큼 많이 변해있다
슬프게도 얼굴은 그 때보다 더 쪼글려 있고
물론 나이도 10살을 더 얹힌 상태다
그들이 가사를 새롭게 써서 나에게 주지만
10년전의 파일을 들추어 보노라니
가사가 십년전 것과 거의 똑같다
답답하기만 한 농민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놈의 아줌마들의 열정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들과 함께하는 지금
그들의 10년을 함께하고 있는 지금
나는 많은 감회에 젖고 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다
청보리 사랑이 부럽다
다른 여느 노래패들이 10년을 맞이했다고 해서
이런 감정이 생길손가
이땅의 여성농민으로 살면서
오뉴월 뙤약 볓을 처마삼아 살아가면서
농민운동의 한 페이지를 장식케 한 노래일꾼으로서 살아온
10년은 정말 부러울 노릇이다
모두가 열정을 잃어가고 있을 때
나이 40을 왔다갔다 하는 여성농민들이
문예의 중요성을 논하고
지금도 현장에서
당당하게 농민의 노래를 전파해 가고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살았을까를 돌아봤다
결론은 아니었다
조직안에서 보위를 받으며
부부지간의 공감을 기본으로
어린아이들 등에 없고
몇날며칠씩 숙박을 해가며 노래연습을 하던 시절
아니 지금도 계속되는 실천
연습하면서도 집의 농삿일을 계속 걱정해 대는 아줌마들
청보리사랑의 때묻지 않은 진정성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만다
자연과 하나되어 먹거리처럼 살아가는
청보리사랑의 10년에
끈끈한 삶의 보람이 산더미처럼 쌓이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
  • ?
    연희 2004.01.13 23:10
    와우! 쫑화형, 언제 이렇듯 글을 쓰셨던가요?
    형과 함께한 세월 속에서 우리들도 즐거움이 가득했었고, 형의 순수한 예술성과 열정, 민중에 대한 처절한 사랑의 마음에 감동받았나봐. 암튼 매우매우 감사해요. 무식이 용감하다고 우리는 아직도 용감하죠. 대단들해요.
  • ?
    종화 2004.01.26 12:05
    건강하게 새해를 맞은 것 만으로 축배를 들자 축하한다
    올해 한해 열심히 살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 다시만난 동포들 종화 2004.10.14 443
56 예비군훈련 종화 2004.09.04 458
55 병원가기전 2 종화 2004.08.17 285
54 무더운 날 관리자 2004.07.22 374
53 내가 사랑했던 누이 종화 2004.06.11 587
52 2004년 광주의 오월 종화 2004.05.17 479
51 광주지하철 첫 개통 2 종화 2004.04.30 498
50 선거가 끝난 뒤 종화 2004.04.16 453
49 재미있는 사람 종화 2004.03.11 307
48 어쩌자고 4 종화 2004.02.11 370
47 눈이 와요 종화 2004.01.23 446
46 한겨울 사무실에 혼자남아 2 종화 2003.12.22 369
45 남대문을 지나니 종화 2003.11.25 436
44 우산 종화 2003.11.10 341
43 세일하는 장례식장 2 종화 2003.11.05 335
» 10년이라는 세월 2 종화 2003.10.13 320
41 화장실의 종이가방 5 종화 2003.09.28 369
40 해외 통일민주 인사들과 함께 종화 2003.09.21 369
39 왜그러지 7 종화 2003.08.13 401
38 버스안에서 2 종화 2003.07.31 36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