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03 16:29

너무 싼 구두 한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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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싼 구두한켤레

지하상가를 걷다가
무조건 만원이라고 쓰여진곳에서 멈추었다
구두 한켤레를 만원에 파는 것이다
두 세달만 신고 버려도 그 값은 나오겠다 싶어 과감히 샀다
참 싼게 비지떡이라고 신은지 일주일도 채 안돼
광이 비까 번쩍 해야할 구두의 중심부들이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생기는 주름 부분이 약오르게 갈라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더 신어야지 본전은 뽑아야지 하는 심정으로 계속 신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날 계단을 오르다가 구두 한쪽의 굽이 떨어져 버렸다
굽을 집어들고 절뚝거리며 사무실까지 와서 한쪽 켠에 두고 바쁜일들을 처리하고 돌아다녔다
다음날 구두를 고치려고 굽을 찾아보니 없어졌다
다른 사람들이 버려버렸나보다
구두를 들고 구두 수선집을 향했다
이거 굽 갈려고 하는데 얼마냐고 물으니까 4천원씩 해서 8천원을 달라고 그런다
아저씨 나 이거 만원주고 샀는데 수선하는데 팔천원이 들면 어케요
많이 깍아주세요
육천원까지 깍아준단다
그러믄요 한쪽만 갈아주시고 2천원에 해주세요 네
내 얼굴을 빤히 바라다 보신다
뭐 이런놈이 다 있냐는듯
어이가 없다는듯
그러면서
두개를 다 갈아야 균형이 맞는다고 그렇지 않으면 걸음걸이가 변형이 와서 좋지 않다고 계속 두개를 갈아야 한다시고 ...
끝까지 물고 늘어진 덕에 2천원에 하나만 갈고 나왔다
신어보니까 정말이지 가관이다
한쪽으로 지우뚱 찌우뚱
내가 걷는 걸음걸이가 아닌것 같다
한참을 걸어서 사무실에 들어와 칼을 들었다
그리고 구두굽이 닳아진 한쪽에 맞게 깍아 내렸다
열심으로 갈아 양쪽의 균형을 맞추니 신을만하다
남들은 닳아진 신발을 새것으로 갈고
나는 새것을 닳아지게 칼로 긁어내리고...
너무 싼 신발에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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