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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동안 작업을 해 오던 작업실을 뺐답니다
짐정리를 하고 오래된 물건들을 다 들어내고 보니 가슴이 뻥 뚤린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작업실을 정리한 이유라야 별 것 있겠어요
운영하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겠지요

해마다 오월이 오면
전국에서 성지순례를 오던 학생들에게 나의 작업실은 성지순례코스가 되어 준 적도 있었지요
지금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작업실을 들렀다 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벽의 글발들이
해묵은 무말랭이 처럼 보여도 그래도 그 시절을 생각케 하고
내 자신을 다잡는 무기로 사용되어 왔는데
이 모든 것들은 역사속에 날려버려야 할 시간입니다

소리모아 녹음실 옆방에 둥지를 틀고 무던히도 많은 노래들을 생산해 왔던 11년의 주월동 생활을 이제 마감하고자 합니다
자신의 녹음실의 한쪽을 막아서 저에게 작업실로 내 준 박문옥 소리모아 형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려요(모두 감사전화 드리세요)
작업실을 방문해 주었던 수많은 동지들의 애정에도 감사드리구요
민중의 도구로 쓰여질 노래를 만드는 민족공장으로서 의 역할을 다하기도 전에 작업실을 정리하는 마음이 그닥 편치는 않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하기사
진덜머리 나는 작업실
담배연기에 찌들대로 찌들어 버린 작업실
수많은 여인네들과 남정네들의 땀이 베인 냄새들
이제 그 최면들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위로 피어나는 동굴속 고드름처럼 재떨이에 쌓여만 가는 담배꽁초도 안봐도 되구요

올 겨울은 다시 창작의 도가니속으로 들어갈 작정입니다
다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일몰의 장관을 매일 구경할 수 있는 드넓은 별장하나 알아봤는데요
이주 중이면 새 둥지를 틀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오리도 많고 닭들도 많고 수천구루의 감나무와 매실이 있답니다
그렇다고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라 광주랍니다
일년 정도 눌러 살다가 아예 자리잡아 볼 작정입니다
생활의 현장이 어디든
서울을 가든 어디를 가든
그래도 작업실은 광주에 두고 싶어서요
광주에 오시는 분들 자연과 함께하는 작업실에 들러주시면 고맙겠구요
오리잡아먹고 닭잡아먹고 놀게요

모두들 고달픈 삶들이 연속이겠지만 슬기롭게 극복해 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음 편하게 물욕도 탐욕도 없이
있는 그대로를 낙천적으로 받아들이는 삶은
어떤 역경앞에서도 굳건하게 일어서며 쓰러지지 않는 다는 확신을 결코놓지 말게요
모든이들의 삶에 새로운 전기를 기원하면서
11년 주월동 생활을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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