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8 22:54

5.18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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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0주년 전야제 총감독을 맡아  일인 10역 이라 할 정도로 잡다한 일들을 하고 마쳤다
장대비가 쏟아 지는 17일 저녁밤에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모든 스텝들이 정신적으로 흔들리며 급기야는 갈피조차 잡지를 못하고 허둥댄다
80일 동안 시 쓰고 시나리오 쓰고 본관의 대형 글발작품 쓰고 주제곡 만들고  멘트 녹음도하고 ...
나 혼자서 한 예술 창작행위만도 이렇게 많은데 다른 사람들의 노력은 말해 무엇할까...

운영주체들은 비가 많이 오니 행사를 줄이자고 한다
이유는 많다
안전문제도 있고 잘 맞추어 내지 못할 것 같은 문제도 있고...
급기야는 모든 걸 접고 콘서트 버전으로 가자는 말까지도 서슴치 않고 한다
박종화라는 이름 세글자에 대한 자존심마저 뭉게버리는
아니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일거에 밟아버리는 발언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사람들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고 말았다
다만 말을 안할 뿐이다
앞으로도 좀처럼 신뢰를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많은 대중들이 현장에서 보고 있는대도
화를 참을 수가 없어 큰 목소리로 극도의 화를 내면서
초청한 가수들까지도 30주년에 복무하지 않으려거든 모두 보내버리라고 했다
수 천만원의 돈이 아까워도 쓸데없는 소리 하려거든
돈을 이미 주었으니 보내 버리라고 했다

그리고 마이크를 들었다
장대비가 오는 와중에도 전야제가 취소되지는 않을까 하는 조바심 속에 비를 흠뻑 맞으며 전야제의 시작만을 기다리는 대중들을 향해 마이크를 잡았다

5.18민중항쟁 30주년 전야제에
뜨거운 오월전사의 가슴으로 달려오신  국민여러분
5.18민중항쟁 30주년 전야제는 그 어떤 것도 앞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장대비 따위로 전야제가 축소 되거나 취소되지 않습니다
비거든 바람이거든 눈보라거든 어떤 경우라도 전야제는 정상적인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주변에 휴식을 취하시는 여러분들께서는
장대비를 거두어 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이 곳 광장으로 모여주시어  그날의 벅찬 감동을 함께 하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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