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순금부적

2006.11.04 14:09

종화 조회 수:696

선술집 유물론자

야 야
그런 쓸데없는 소리 다 집워치워 자식들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다 거짓뿌렁이야
관념은 다 허상인 것이여 신이고 귀신이고
다 똑같이 허접한 것이랑께
꿈속에서 처녀귀신도 강간해분 나한티
뭣이라고야
귀신이 어쩌고 팔자가 어쩐다고야
그만 집워쳐라 술 맛 떨어졌다 나는 갈란다
아지메 술값 얼마요

불콰해진 얼굴로 열어재낀 지갑 안에는
어머니가 정성으로 주신
순금으로 번뜩이는 부적 한 장이
주민등록증을 가리고 있었다

- - - - - -
참 웃겼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술판에서 생긴일이다
타고 난 팔자 이야기를 하다가
미신을 믿고 사는 놈들이 아직도 있냐고 큰소리 치더니만
술값 계산 할려고 여는 그의  지갑 안에
24케이 순금으로 만들어진 포카 크기의 부적 한 장이 꽂아져 있는 것이 아닌가

후배들이 그 걸 보고 놀려대기 시작한다

미신 안 믿음담서 부적이 완전히 순금이구만
존경스런 형한테 갑자기 실망해부렀소

아따 그것이 아니고
우리 엄니가  정성으로 해 준 것을 어찌 버린다냐
내가 이 것을 꼭 믿어서가 아니라...
변명 아닌 변명은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흐른다

그래
녹슬은 유물론자 일지라도
자신의 세계관 만큼은 지키고 살고팠건만
엄니의 정성 앞에서는 의미가 없나보다
이해한다 그러니 그 것으로 술이나 푸자



댓글 0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7 잔액조회 종화 2005.10.26 4698
116 벌써 20년인가 [2] 종화 2007.02.26 875
115 어쩌면 좋아 종화 2005.09.03 726
» 처음 본 순금부적 종화 2006.11.04 696
113 방을 치우다가 [2] 종화 2006.02.24 687
112 종화의 살아 온 길과 이야기 [2] 박종화 2002.07.25 674
111 작업가운데 돌연히 [1] 우성 2006.04.11 670
110 가을인가 싶더니... 종화 2005.10.23 651
109 형나요 , 해남떡 해남후배 2006.12.21 636
108 그러고 보니 종화 2006.11.04 635
107 아이들 [2] 종화 2005.05.14 630
106 내가 사랑했던 누이 종화 2004.06.11 587
105 철 잃은 꽃들 종화 2007.11.23 583
104 11일 종화 2007.11.12 572
103 내가 이런 놈이여 종화 2005.04.15 550
102 김성수박사님 종화 2005.07.13 500
101 광주지하철 첫 개통 [2] 종화 2004.04.30 498
100 제발 좀 죽어라 [1] 종화 2002.10.18 488
99 가네요 종화 2007.12.25 486
98 훈계 잘하다가 종화 2004.11.04 4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