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7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남쪽으로 표류되어 온 북한 주민들 중 네 명이 귀순의사를 밝혔다는 정부의 발표로 인해 남북 관계는 물론 이 나라의 민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맵짠 바람으로 다가온다.
북한 주민의 귀순에 관한 사실관계는 정부발표를 온전히 믿는 것 외엔 아직까지 확인할 길은 없다.
연일 흘러나오는 언론을 접하면서 국민들은 은근히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나름대로 판단을 내려 보기도 하지만 나는 왠지 스스로가 몸이 근질거리고 궁색하기까지 하다.

스스로 목숨을 걸고 경계선을 넘어 온 사람들도 아니고 제 3국을 통한 탈북자도 아니고 그저 생계를 위해 고기 잡으러 나왔다가 표류된 낡은 한 척의 배가 싣고 온 사람들이 긴 조사과정을 통하더니만 그 중  네 명이 귀순의사를 밝혔다고 하는 것이 아무래도 찝찝하기 이를 데 없다.
일반적으로 보면 한 일주일 정도 조사하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돌려보냈던 것이 근래 들어  표류자의 신병처리였던 것에 비하면 조사기간이 남달리 길었음 또한 사실이다.

자유의사를 빙자한 귀순공작의 가공할 위력일까.
사실 귀순공작이라고 하는 것이 무슨 엄청난 일인 것처럼 보이지만 별거 아니지 않는가.
표류자들이 가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살면 천국이라고 꼬드기는 것 그 단순한 것이 귀순공작 아니던가.
그렇다 한들 본인의 의지가 단호하여 기어이 돌아가겠다고 하면 그만이었을 테고 지금 같은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겠지만 어찌 된 연유일까.
하루에도 수 십 번 씩 변하는 것이 인간사일진데 수많은 유혹과 안일 앞에서 초연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정녕 남고싶었을까.

꼬드김에 넘어갔을까.
여전히 궁금하다.
그리고 옹색하다.
분단국가의 특성상 과거의 격한 냉전기에는 충분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겠지만 지금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남북문제를 풀어가야 할 때다.
인도주의적인 문제마저 과거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하나님 앞에 죄를 짓는 것이다. 사람가지고 장난치고 나라의 세금가지고 장난치고 국민의 먹을 것을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 중에 광화문에 목을 달아버려야 할 정도로 가장 나쁜 놈은 바로 사람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이다.
사람답게 살자.

분단으로 인한 이산의 아픔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죽기 전에 얼굴 한 번 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마저 요원하기만 한 현실이 오늘도 지속되고 있다.
이 번 귀순자들 역시 북에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와 가족들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껏 산재한 이산가족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자의든 타의든 결국엔 또 하나의 이산가족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무리 못살아도 아무리 배고파도 가족을 버릴 만큼 돈의 냄새가 좋았단 말인가.

그대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이 모든 것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아닌지를 넘어 조금만 더 인간답게 살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은 돈과 권력에 앞서 꽃보다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바라보기 때문이리라.
그리운 가족을 버리게 하는 돈의 유혹이 미치도록 싫기 때문이리라.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황금의 유혹 앞에서 가족을 버리겠는가.
가정이 있는 사람에게 가족을 버리고 남으라고 온갖 유혹의 사탕을 던져 주겠는가.
아니면 남고 싶은 마음을 은근히 내비친다 한들 북에 가족이 있으니 돌아가서 참고 견디며 행복을 스스로 만들면서 잘 살아 가라고 형제애로 권유 하겠는가.
답답한 물음에 마음까지 쓸쓸하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2 2009년 오월의 어머니여 들으소서 종화 2009.05.16 221
121 2초가 10분을 이긴다 종화 2002.09.06 205
120 가슴 따수운 어버이 전사 류락진 동지를 떠나보내며 종화 2005.04.03 333
119 각본대로 간다 종화 2007.09.02 259
118 종화 2009.02.24 187
117 강정 종화 2012.10.14 57
116 강지연 종화 2004.06.11 259
115 겨우내 얼어붙은 새날 종화 2006.11.05 190
114 겨울나무 2 종화 2008.12.07 253
113 겨울풍경 종화 2003.12.23 168
112 겸손과 헌신의 사표를 던진 그대에게 종화 2002.08.26 208
111 교수와 거지의 공통점 종화 2006.09.24 212
110 국선변호 종화 2002.09.19 151
109 그대가 곁에 있기에 1 종화 2003.01.13 318
108 금남로를 걷는다 관리자 2009.05.15 172
107 금단의 선 종화 2007.10.04 379
106 기다리는 모심 종화 2002.09.06 148
105 김준배가 있다 종화 2003.09.18 162
104 깊은밤의 데이트 종화 2002.09.06 180
103 file 종화 2013.10.06 9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