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28 16:08

촛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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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다

불길처럼 타올라야만 한다
온 몸을 맞대고 타올라야한다
어떤 난관이 있어도 타올라야한다
조국분단 반세기가 넘는 동안에
민중의 한 맺힌 피눈물을 보약으로 마셔가며
독버섯처럼 자라 올라
순결한 이 강토 전역에 번져버린 채
이제는 쓰레기 천지가 되어버린
반동세력과의 결전에서
민중은 사막에 묻힌 한 알의 불씨를 넘어
마지막까지 타올라야한다

꺼져도 다시 살아 타올라야한다
차가운 바람이 시련이더라도
그 바람 불기를 기원하며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숭고한 불씨가 되어
펑펑 울면서라도 타올라야한다
모든 것이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있어
그 놈이 그 놈이다 한들
이 나라를 송두리째 말아먹고 있는
진짜 날강도들의 권력에
더 이상은 무릎을 꿇지 말아야 한다
숨죽인 채 무능력자가 되어
조국의 역사가 거꾸로 내달리는 모습을 쳐다보느니
차라리 모두가 광화문으로 금남로로 서면으로 나서서
그냥 선 채 죽더라도 타올라야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타올라야한다
중단없이 타올라야한다
순간의 방심도 없이 타올라야한다
나라를 팔아먹고도
지금까지도 떵떵거리며
국가 권력을 쥐고 있는 친일파 잔재로부터
순간의 이익에 아부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한 줌도 안되는 떨거지들까지
완전히 사루어 버려야한다

하나가 되어 타올라야한다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걸고
어떤 반목도 경계하면서
오직 한 뜻으로 타올라야한다
총칼 앞에서 국민이 무기력 해 지던 날
꺼이꺼이 울었던 분노로
어떻게 만들어 놓은 세상인데 이럴 수 있느냐며
서럽게 울었던 복수의 칼로
질기고도 질기게 타올라야한다

타올라야한다
힘으로 타올라야한다
비록 실바람에도 나풀거리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민중의 힘으로 타올라야한다
이 것이 바로 촛불이다
동토의 땅을 비집고 얼굴을 드러내는
봄 새싹 같은 희망의 불길로 타오르고 있는 촛불이다
나라를 송두리 채 도둑질 하려는 날강도들 앞에서
포효하는 사자가 되어 민족의 운명을 지키고 있는
이 것이 바로 촛불이다
너희를 완전히 심판하고 말
꺼질 수 없는 역사의 촛불이다
총칼보다 무서운 촛불이다
핵폭탄보다 무서운 촛불이다
내가 촛불이다
그대가 촛불이다
우리가 촛불이다
한반도 삼천리가 모두 다 촛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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