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왔습니다

 

왔습니다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상징인 구 도청 건물이 검은 망태를 뒤집어 쓴
금남로에 님이 왔습니다

여기 광주에는 30원 올려달라고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 박종태가 엊그제 다녀 갔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당신입니다

왔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유골로 망자의 영혼을 타고 온 게 아니라 
구 도청 철거반대 농성천막으로 을씨년스런 금남로에

여전히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으로 온 게 아니라 
지켜주지 못해 서러운 채로
소박하나마 잔치상이라도 봐야 할텐데 그러지 못한 채로
모두가 나서서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라를 소리높이 부르며
손을 잡아주어야 할 텐데 그럴 수가 없는 채로

끝도 없는 비통함과 반드시 되갚아야 할 불타는 적개심으로 왔습니다

 

임이여

왔습니다

가난한 자들의 원성으로 왔습니다
힘 없고 빽 없는 자들의 주먹으로 왔습니다
생각만 하고 있어도 죄가 된다는 악법을 철폐하는 철퇴로 왔습니다
나라의 통일을 위해 달려나가는 기관차로 왔습니다
주검으로 온 게 아니라 온 국민의 염원으로 왔습니다
광주가 정신 차려야 할 근본 이유가 되어 왔습니다
편하고 널은 길을 버리고 영생으로 가는 좁디 좁은 길로 왔습니다 

금남로에 뜨거운 심장으로 왔습니다 

임의 뜻대로 세상은 사람 사는 세상으로 달려가고 말 것이니

임의 뜻대로 상식은 폭압을 넘고야 말 것이니

임은 갔지만 또 임이 왔습니다

 

임이여

임이 왔습니다
여기 금남로에 왔습니다

또 다시 투쟁이 되어 왔습니다

당신이 우리 모두가 되어 왔습니다

왔습니다

왔습니다
    (28일 광주 금남로 추모제)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2 박종화의 시서화음 - 한글소나무 (텀블벅 진행중) file [종화] 2022.08.08 64
121 팽목항에 가면 종화 2014.05.08 99
120 선생님의 바다여 file 종화 2014.04.07 86
119 file 종화 2013.10.06 92
118 절벽에도 꽃은 피고 file 종화 2013.02.01 110
117 나무가 되리 종화 2012.12.11 79
116 똑같다 종화 2012.11.30 60
115 우리의 영원한 벗 신은정을 떠나 보내며 관리자 2012.11.10 97
114 강정 종화 2012.10.14 57
113 노신사는 경거망동 하지 말아야 한다 종화 2012.07.03 109
112 낙관의 괴력 관리자 2011.09.06 126
111 당신이라면 어쩌겠는가 종화 2011.03.10 175
110 사람들은 모른다 종화 2011.02.12 157
109 현실 종화 2010.12.28 137
108 실퍼라 종화 2010.08.17 170
107 망월동을 걷는다 종화 2010.05.19 189
106 젊은이여 분노하라 종화 2009.11.11 281
105 지금 종화 2009.09.17 216
104 발끝 종화 2009.08.24 201
103 종화 2009.08.18 18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LOGIN

SEARCH

MENU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