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책 노래를 찾는 사람들 1

단풍 2023.09.16 01:25 조회 수 : 42

부제  
자료번호 Songboopk2309-009-노래를찾는사람들 
제작 노래를 찾는 사람들 
제작년 1988년 12월 10일 
제공한 분  
기증/임대 기증 
출판 도서출판 벼리 
실물 실물자료 
디지털 자료화 디지털 자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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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어떤 사람이 어떤 노래를 부를 때 그 노래는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일정한 사회적 관계를 드러내 준다. 산악을 행군하는 독립투사의 노래는 나라의 해방을 염원하는 노래일 것이요, 덧없는 사랑타령은 소시민의 무기력을 위로해 줄 터이다.

우리는 라디오와 텔레비젼에서 흘러 나오는 대중가요를 아무 뜻없이 부르지만, 우리가 그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대중가요를 팔아 큰 이익을 남기는 음반회사와 방송사,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 노래를 가지고 먹고사는 작곡 작사자 및 가수와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다. 이 인연으로 하여 우리는 그들과 어떤 생각을 나누게 되는데, 문제는 그 인연이 일방적인 것이어서 한쪽의 생각이 다른 한쪽으로만 전해지고 만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상 생각의 교환'이 아니라 일방적인 주입'인 셈이고 맺지 말았어야 할 인연인 셈이다. 전자가 문화의 민주주의라면 후자는 문화적 독재라 할 것이다. 더구나 그렇게 '주입'되는 생각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지배적인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일진대,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지배적인 힘은 정치권력처럼 눈에 보이는 것일 때도 있지만, 특히 문화사업에서만큼은 대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가려진 힘'이다. 대중가요는 우리들 모두에게 이 거대한 힘'에 맞서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깨기' 라는 식의 무력감과 패배감을 은밀하게 심어준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중가요들은 그러한 도전보다는 달콤한 향락을 택하라고 끝도 없이 유혹한다. 또 때로는 아주 부드러운 말투로 세상살이의 힘겨움을 달래 주기도 한다. 다 그렇고 그런 것이 아니냐면서. 그리고 그 유혹과 위로는 참으로 지칠 줄 모르는 것이다.

이렇듯 노래는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다. 그러나 우리가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하나의 사회적 관계를 드러낸다는 뜻만은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올바른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내적으로 다져나가는 일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사회적 행위의 하나이다. 그래서 진보적인 사회운동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노래가 있었고, 그것도 여럿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었다. 지금도 노동현장에서, 대학에서, 농촌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뜨거운 열망과 의지가 모여 이 시대의 가장 선진적인 노래문화•음악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이러한 값진 뜻을 그 내용으로 담는 일은 노래운동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더불어 이러한 내용의 노래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은 노래운동의 또 다른 몫이다. 매스콤의 문화적 독재를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일, 모든 사람, 특히 생산현장의 대중들이 음악문화의 진정한 주체로 일어설 수 있게 만드는 일, 모두가 음악문화의 소비자일 뿐만 아니라 직접생산자, 전달자가 되게 하는 일이 또한 노래운동의 숙제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만든 노래를 전달하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노래운동은 '작은 매스콤'을 또 하나 만드는 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들의 노래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떠한 사회적 의미를 갖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들의 음악문화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각각의 노래가 어떠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는지, 또 노래운동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모습으로 흘러왔는지를 일관된 흐름으로 이해하고자 했고, 그래서 각 시대의 노래문화마다 나름의 설명을 시도 해 보았다. 이같은 노력이 얼마만한 성과를 가져올지는 독자 여러분들의 엄정하고도 애정이 깃든 평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노래를 정리하면서 우리는 전시대 우리들의 음악문화가 얼마나 빈곤한 것이었던지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조들의 빈곤은 또한 지금 우리들의 빈곤이기도 하다. 한국의 근현대음악사라는 것은 전문음악, 대중음악 할 것 없이 거의 모조리 일본 문화, 미국 문화이며, 덧붙여 '흔혈'을 마다하지 않는 치졸한 상업가요들뿐이었다.

겨우 80년대에 들어서야 우리는 비로소 약간의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다소의 안도감이 이 착잡함을 눌러 이길만한 것이 되지 못함은 물론이다. 노래운동은 많은 숙제를 갖고 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우리 모두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임을 다시금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이 서투른 걸음마를 당당하고 힘찬 행보로 만드는 일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만 가능한 일이다. 다시금 엄한 꾸짖음과 격려를 기대한다.

 

1988년 12월 노래를 찾는 사람들

 

번호 제목 자료번호 제공한 분 디지털 자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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