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책 90년을 여는 노래 꽃다지

다사다난했던 '80년대가 지나가고 역사의 시계침은 '90년대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 '80년 광주항쟁, '87년 6월항쟁, 7• 8•9 노동자대투쟁, '89년 8•15 학생 조국통일투쟁, 참교육 실현을 위한 전교조투쟁, 그리고 노동자들의 참 권익 실현의 토대인 전노협결성투쟁....

이러한 일련의 숨가쁜 역사의 현장에서, 그 중심(中心)에서, 혹은 그 속에서 소외된 채 묻혀진 수많은 삶의 현실속에서 노래는, 우리의 노래는 끊임없이 삶의 현실과 투쟁의 참 현실을 토해 내고 있었다. 노동자의 굳은 입에서도, 철거 현장속에 울부짖는 아줌마들의 입속에서도, 한숨짖는 농민의 메마른 입속에서도 노래는 항상 그 속에서 부댓끼고 있었다.

이렇듯 삶의 현실과 뒤엉켜온 우리의 노래가 그 당연한 귀결로서 '익명성'(匿名性) 에서 벗어나 '유명세'를 타며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다른 여타의 실천활동과 마찬가지로 노래도 그 평가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며 전면적인 평가를 대중과 함께 해야 한다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를 위한 기본참고서로서 유용할 것이며 이를 위해 80년대 노래운동에 큰 획을 그었던 노래운동가, 노래운동패를 중심으로 편집해 보았고, 각 노래패들의 다양한 색깔을 그들의 노래를 한데 모아 봄으로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노래악보와 더불어 각 팀의 활동현황도 같이 실어 보았다.

이러한 작업이 불충한 시간안에 이루어져 그 결과에 대한 자신은 없지만 아무쪼록 우리 노래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다양한 색깔의 노래를 구체적인 개인, 노래패의 활동속에서 접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끝으로 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신 유명옥, 이승희, 홍경화 선생님께 감사드 린다.

1990년 2월 엮은이